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여름 휴가차 미국으로 출국했다.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고, 여당 지도부가 줄줄이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안 의원의 미국행은 ‘국민의힘 내분과 거리두기’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.
안 의원은 지난 30일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함께 미국에 거주 중인 딸 안설희 박사를 만나기 위해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. 안 의원은 일주일 가량 미국에서 체류한 뒤, 늦어도 다음 주 주말 전에는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.
이에 대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가진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“집권 여당의 수습능력이 바닥을 치고 있다”며 “어느 정당이나 얘기치 않은 위기, 혼란과 갈등이 올 수 있는데 문제는 수습의 방향, 대책, 시기와 일정, 예측가능한 방법들이 지금쯤 눈에 띄어야 하는데 점점 더 혼란스러워 지는 것 같다”고 평가했다.
아울러 안 의원의 미국행에 대해 “집권당의 혼란에 대해 안 의원 정도는 자기만의 색을 보여주며 수습안을 내야 할 때 아니냐. 그런데 미국에 가신다고 들었다”며 “도피성, 혹은 거리 두기용 등에서 나온 것인데, 윤석열 정부의 승리에 단일화로 기여하신 분 아니냐. 수습 방안을 내고 수습을 위해 뛰어들어야 할 위치인데, 어려우면 해외에 가는 모습에서 옛날의 그 모습이 다시 떠오른다”고 꼬집었다.
이러한 지적에 안 의원은 “원래 예정돼 있던 일정”이라며 선을 그었다.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“민주당 비대위원장께서 아무 당직도 없는 저를 직접 언급하는 걸 보니 가장 신경이 쓰이나 보다. 저는 단일화로 정권교체를 이룬 사람으로서 윤석열 정부에 무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”고 입장을 밝혔다.
그러면서 “한달 전 휴가계획 세워 보좌진들도 휴가갈 수 있도록 하고, 그리운 딸을 만나기 위해 미국에 왔지만, 지금 이 시간에도 국내 계신 분들과 소통하고 대안을 마련 중”이라며 “정치인에게 휴가는 휴가가 아님을 잘 아실 만한 분이, 인터넷 시대가 된지가 언젠데 도피나 거리두기라고 저격하는 건 무슨 생각인지 궁금하다. 내가 대통령이나 당대표도 아닌데 스스로 휴가 일정 공지하냐”고 해명했다.
서은혜 프리랜서 기자 huffkorea@gmail.com